[TOPIC:23] 짜라짜라짠짠짠 (고선영)
T: TOPIC/고선영2017. 5. 15. 17:02
내 20대는 짰다. 청춘의 괴력으로 열정을 다했지만 대답은 언제나 괴력의 8할도 되지 않았다. 단언컨대, 자부하건대, 나는 내 인생에, 내 하루에, 내 꿈에, 내 일에 120%, 200%의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고 생각했다.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시금털털한 회답에 지쳐 자주 주저앉아 울었다. 땀인지. 눈물인지. 짰다. 한없이 초라한 내 모습이 가여웠고 힘껏 받쳐주지 못하는 내 환경이 원망스러웠다. 에너지의 과잉이었다. 넘치는 땀방울과 멈추지 않는 눈물. 그 분노는 딱 그만큼 나를 전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30대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괴력이 온전히 에너지로 넘어가지 않았음을. 냉혹한 현실을, 자만을 넘어 내 오만이었음을. 힘의 완급조절을 못 했던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