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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할머니는 겨울이 되면 곶감을 보내주신다.

 

 선영아, 출출할 때 곶감 하나씩 먹어라~”

 

소녀 같다.

수업시간 몰래 간식을 건네주는 느낌이다.

 

사실 나는 곶감을 좋아하지 않는다.

많이 먹어봐야 하나.

 

그런데 시할머니가 보내주는 곶감이 싫지 않다.

 

시할머니의 그 목소리,

두근두근 설레는 목소리 때문일까?

아마 시할머니의 그 쫀득함이 좋아서일 거다.

 

시어머니와 나는 여전히 서걱서걱하다.

기다림의 문제란 생각이 든다.

 

서걱서걱한 감이 쫀득쫀득한 곶감이 될 때까지

그저 가만히 기다리는 것.

 

흘러가는 시간으로 뭘 어찌해보겠다는 의지 없이

서로의 존재를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채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보는 것.

 

왜 그리 나는, 시어머니는,

흘러가는 시간을 내버려 두지 않고 애를 썼을까.

 

그 애를 쓴 흔적이

추억이 되지도 정이 되지도 못한 채 상처가 되었다.

 

그러니 이제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

 

 

 

*PS: 처음. 안녕.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