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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빕구르망의 훈툰맛집
침차이키沾仔記



훈툰은 한국사람들에게는 낯선 음식이다. 보통 한국에서는 '완당'이라 부르는 이 음식은 네모난 피에 고기를 조금만 찍어 묻힌 다음 종이 접듯이 만든 것이다. 형상은 물만두와 비슷하지만 물만두보다는 훨씬 안에 소가 적게 들어가고 일반적으로 탕에 넣어서 먹는다. 주로 광저우 지역에서 이 훈툰을 주식으로 먹는데 홍콩에서도 이 훈툰을 즐겨먹는다. 사실 훈툰이 홍콩에 퍼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많은 피난민이 홍콩으로 오면서 짧은시간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났고 저렴하면서 배부르기 쉬운 음식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 밀가루 피가 넓고 고기소가 적은 훈툰은 최적의 대안이었다. 이때부터 훈툰은 홍콩의 국민음식으로 자리잡기 시작한다.


그리고 침차이키沾仔記은 훈툰 전문점으로 2009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미슐랭 빕구르망에 오를정도로 내공이 있는 집이다. 보통 광저우 해안가 지역에서는 소에 새우를 함께 넣고 해산물로 육수를 내는데 이레스토랑 역시 이런 전통을 따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훈툰의 종류가 세가지가 있는데 새우와 돼기고기를 섞은 훈뚠,雲吞, 그리고 잉어볼鯪魚球, 소고기牛肉가 있다. 이중 하나만 선택하거나 두,세개를 중복해서 선택할 수 있는데 보통 새우돼지고기 훈툰을 기본적으로 시킨다. 국수는 꼬들꼬들한 에그누들, 넓고 부드러운 흰 쌀국수, 가는 쌀국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보통 홍콩식 훈툰에는 에그누들과의 조화가 가장 좋다.


보통 훈툰이라 하면 소를 적게 바르고 얇게 피로 감싼 형태인데 여기는 특이하게도 소가 통통한 물만두처럼 가득 들어있다. 특히 새우훈툰을 베어물면 커다랗고 통통한 새우가 통째로 들어가 있어서 새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광할만한 메뉴다. 훈툰은 간이 이미 되어 있어 다소 짭짤한데 그럴때 담백한 에그누들을 먹으면 궁합이 좋다.


아직 덜익은것 같은 꼬독한 라면식감의 에그누들을 씹다보면 다시 금방 짭짤한 훈툰이 그리워진다. 그런데 사실 이 훈툰을 제대로 먹는 법은 따로 있다. 보통 관광객들은 아무 생각없이 훈툰과 에그누들만을 열심히 먹는데, 현지인들이 먹는 방법을 유심히 살펴보면 뭔가가 다르다. 그들은 식탁위에 매콤한 라유소스를 숫가락에 가득 부은 다음 면과 훈툰을 여기에 살짝 찍어 후루룩 먹는다.



실제 이렇게 먹어보면 다소 느끼할 수 있는 훈툰면이 라유 덕에 한결 깔끔하고 개운해진다. 생각보다 소스가 많이 맵지 않으니 일단 훈툰과 면을 먹어보고 판단해도 좋겠다. 주의할 것은 절대 라유소스를 한국의 다데기처럼 국물에 풀지 말것. 마치 유조선 사고현장처럼 국물에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참사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실제 이 집의 라유는 꽤 홍콩내에서도 손꼽히는 라유다. 이 집에서 홍보하기를 이 집의 라유는 홍콩에서 선정된 6대 라유라고 하여 병으로 포장된 상태로 판매하기도 한다.

소고기 탕면(鮮牛肉麵) 역시 이 집의 스테디셀러 메뉴다. 훈툰탕만한 인기는 없지만 간혹 이 소고기탕면을 시켜먹는 현지인도 보인다. 소고기탕은 사실 소고기의 기름진 맛이 거의 나지 않는다. 약간 콩고기 같은 담백한 맛이 강한데 소고기가 꽤 보들보들하여 에그누들과 함께 먹기 좋다. 그러나 사실 훈툰탕과 비교했을때 소고기탕면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한편 침차이키의 장점은 최고의 가성비다. 홍콩의 물가를 감안한다면 꽤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객들이 배불리기 좋다. 훈툰이 홍콩의 국민음식으로 자리잡은 이유를 함께 절감하며 침차이키에서 훈툰을 배급받아보도록 하자.


沾仔記 Tsim Chai Kee
中環威靈頓街98號地舖
星期一至日: 11:00-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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