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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완차이에서 카레를 먹자, 

선킹위엔<新景園>


의외지만, 홍콩은 카레가 맛있다. 홍콩에서는 인도카레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실제로 카레로 한 요리들이 모두 수준급이다. 이는 아마 홍콩이 인도와 함께 19세기 영국의 공동 식민지로서지배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19세기 홍콩이 영국의 식민지로 할양되며 많은 인도 노동자들이 영국 부유층을 따라 홍콩으로 건너오게 되었다. 인도 노동자들은 영국인의 관리하에 홍콩에서 치안업무를 보면서 홍콩에 정착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인도의 향신료와 음식 역시 홍콩으로 반입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의 후세 일부는 인도로 돌아가지 않고 홍콩에 향신료점이나 인도카레집을 운영하게 되고 점차 커리는 홍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그런데 "강남의 귤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라는 속담처럼, 인도커리가 홍콩에 정착하게 되며 홍콩식 커리로 변모하게 되었다.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홍콩사람의 입맛에 맞춰 인도커리에 코코넛 밀크를 넣기 시작했고 자극적인 매운맛이 사라진 부드러운 커리가 완성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홍콩에서 먹을 수 있는 커리는 일본식카레도, 인도의 본토커리도 아닌 '홍콩식 인도커리'.


지금 소개하는 이 집은 홍콩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커리전문점이다특히 이 집에서 유명한 메뉴는 돼지갈비 커리 咖喱豬扒飯사실 인도에서 돼지고기를 금기하는 점을 생각해봤을때 카레에 돼지고기를 곁들이는 것 자체가 매우 역설적이다실제 맛 역시도 묘한 국가간의 경계에 있다한마디로 중국식 튀김과 인도커리의 콜라보레이션이다돼지고기 튀김은 빵가루를 묻혀 바삭하게 튀겼는데 겉보기에는 돈까스지만 맛은 깐풍기나 고기튀김같은 중국집 튀김요리에 가깝다얇은 돼지고기 패티에 빵가루와 소금 후추를 한껏 묻혀 튀겨 전반적으로 맛이 짭짤하면서 후추맛이 강하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러면서도 커리에서는 인도의 향신료맛이 강하게 난다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레토르트 카레맛이 아닌 쿰쿰하면서도 그윽한 인도의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겉보기에는 일본식 돈까스카레에 가깝지만 맛은 전형적인 중국과 인도의 만남이다즉 이 돼지갈비 카레는 홍콩의 역사를 반영한오로지 홍콩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인 셈이다홍콩의 식민지 시절은 기구했지만결과적으로 다른 문화권과 만나며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기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홍콩식 인도커리'는 바로 그 정점에 있는 음식이다.

 




  • 新景園(선킹위엔)
  • 灣仔春園街20號
  • 星期一至星期六: 11:00 - 15:00; 17:30 -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