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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보다 그리운 소고기국수

<카우키九記牛腩>


 

 


 


홍콩하면 홍콩영화배우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양조위, 장국영, 주윤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홍콩영화배우들은 아직까지도 한국인들에게 홍콩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기억되고 있다. 그래서 홍콩맛집에도 분명 이런 홍콩배우 '버프'가 존재한다. 맛이 그리 특징적이지 않더라도 홍콩배우 누구가 다녀갔다더라, 라는 소문이 퍼지면 금새 홍콩맛집으로 등극한다.

지금 소개하는 고기국수집 <카우키> 역시 우수에 젖은 눈빛이 인상적인 배우, 양조위의 단골집이다. 개인적으로 <화양연화>,<해피투게더>,<무간도>등을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카우키는 꼭 가보고 싶은 레스토랑 중 한곳이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연예인의 단골 레스토랑에 가는 목적은 딱히 맛때문이 아니라 혹여나 그 연예인을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설레임때문이리라. 나 역시 이런 설레임을 품고 그 사람많은 카우키에서 곁눈질로 샅샅이 양조위를 찾아봤지만 안타깝게도 양조위 머리카락이라도 닮은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한가지 수확은, 연예인 단골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편견을 타파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막판에는 국물 한방울까지 정신없이 들이키느라 양조위의 ''자 조차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양조위를 잊게 만드는 카우키의 매력은 대체 무엇일까일단 카우키의 시그니처 메뉴는 소고기 국수다그런데 이 소고기국수를 받아들면 누구나 '우와'하고 감탄을 내지른다일단 소고기 형태가 한국의 고기국수에서 보는 얇은 편육이나 다짐육이 아니라 국수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양지살 덩어리다아낌없이 올라와있는 두툼한 양지살을 보노라면 먹지않아도 마음이 흡족해진다고기국수의 맛 역시 배신하지 않는다왠만한 설렁탕이나 갈비탕보다 진한 고기국물의 풍미가 일품이다이 집의 고기국물은 매일 소양지살과 각종 한약재 등 15가지 재료를 솥에 넣고 8시간 푹 끓인다고 한다양지머리 고기 역시 부드러워면서도 국물즙을 머금고 있어 씹을수록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면발은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데 쌀국수면발같이 넓적하면서도 보들보들한 면이 양지머리 고기와 잘 어울린다




그러나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카레소고기국수다사실 고기국수는 더 진한 설렁탕이라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맛이지만카레소고기국수는 우리가 소고기국수의 혁명이라 불렀을 정도로 홍콩에서만 맛볼수 있는 이색적인 메뉴다일단 일반 소고기 국수가 비계부분이 많은 양지살을 얹어주는 한편카레 소고기 국수는 살코기부분을 듬뿍 얹어준다한마디로 일반 소고기 국수가 부담없이 후루룩 넘어간다면 이 국수가 더 묵직하고 먹는데 난이도가 있는 셈이다그러나 이 카레소고기국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카레다카레맛은 한국의 카레와는 다르게 살짝 맼콤하면서도 향신료 맛이 강해서 무척이나 이국적이다아마 과거 홍콩이 인도와도 교역이 많았기 때문에 인도카레의 맛이 카우키에서도 이어지는게 아닌가 싶다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인도에서는 소고기를 먹지 않으니 이 '카레소고기국수'는 오로지 홍콩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인 셈이다.





참고로 카우키는 대표적인 소호맛집으로 식사시간대를 피해도 늘 관광객들로 북적여 긴 웨이팅을 감내해야한다그러나 소호지역에 왔으면 한번은 맛볼 법한 '고기깡패국수이기 때문에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다특히 카레소고기국수는 그 진득한 향신료맛에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정작 한국에 와서는 가장 그리운 음식이기도 하다진정 양조위보다 더 보고싶은 양지살이다



카우키 (九記牛腩) Kau Kee Restaurant

주소 中環歌賦街21號地舖

시간 12:30-22:30(-),일요일 및 공휴일 휴무


Write MUNA&DENG  Photo DENG  Illustration M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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