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u

화려했던 홍콩을 추억하며, 

<미도카페 美都餐室 Mido Cafe>


빛바랜 원색, 화려한 낡음, 오래된 세련됨...


아마 홍콩을 이미지로 비유하자면 이런 느낌일 것이다. 홍콩은 6,70년대에 눈부신 성장을 겪었지만 지금은 과거의 영광과 화려함을 추억하며 쓸쓸히 저물고 있다. 그리고 이 미도카페는 이런 홍콩의 아취가 남아있는 홍콩에서 가장 홍콩다운 레스토랑이다. 어딘가 낡고 허름하지만 세련된 모자이크 타일, 운치있는 라이트그린색의 차창, 좁고 어두운 나선형 계단, 정갈한 붓글씨로 직접 쓴 메뉴판.. 미도 카페에는 홍콩을 생각했을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조화롭게 운집되어 있다. 분위기 자체가 지극히 홍콩스럽고 마치 영화세트장 같아 실제 홍콩영화 뿐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에도 몇번 출연했다고 한다. 

 

모자이크 타일과 차창 프레임이 인상적인 미도카페 인테리어


그런데 미도 카페에 켜켜이 쌓인 이러한 정취는 하루아침에 나온것이 아니다. 미도카페는 2차세계대전이후 1949년에 개업하여 60년이상의 세월을 담고있는 홍콩에서 아주 오래된 레스토랑이다. 모자이크 역시 전쟁 이후 물자가 부족하여 인근의 남은 타일들을 모아 끼워맞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타일 하나에도 이 집의 유구한 역사를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수준높은 홍콩의 화려한 미감을 반증하듯 그 디자인이 자못 세련되고 우아하다. 그리고 특이하게 미도카페(美都餐室)는 현대 홍콩에서 많이 부르는 레스토랑의 홍콩말, '차찬텡 茶餐廳(차찬청)'을 쓰지않고 '찬스餐室(찬실)'라고 하는데 이는 70년대 차찬텡이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전에 창업했기 때문이라 한다. 이 유구한 시간을 반증하듯 미도카페에는 과거 많은 단골들이 부모가 되어 자녀의 손을 잡고 방문하곤 한다. 실제 우리가 방문했을때도 젊은 사람들 외에도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 역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노포들처럼 오래되고 고루한 메뉴를 팔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의외로 토마토 리조또와 프렌치 토스트. 지극히 서양적인 메뉴이지만 홍콩이 서양의 문호를 일찍이 개방한 곳이라 생각하면 이런 메뉴구성이 자연스럽게 수긍이 간다. 

토마토 리조또, 쥐파이구판(焗琲骨飯)은 '서양풍 스페어립 라이스'라는 타이틀을 갖고있다. 계란볶음밥 위에 돼지갈비살을 얹고 토마토베이스를 얹은 다음 치즈를 얹어 구운 이 리조또는 마치 스파게티 대신 밥을 넣은 그라탕같은 맛이다. 토마토베이스의 새콤함과 돼지고기의 튼실함이 잘 어우러지는데 안에 있는 흰밥은 다소 꼬들꼬들하여 든든한 한끼 밥으로 먹기에 손색이 없다.  


쥐파이구판(焗琲骨飯)


프렌치 토스트, 시뚸쓰(西多士)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프렌치 토스트 그대로이다. 식빵을 계란물에 입혀 바삭하게 튀기고 그 위에 버터와 꿀을 듬뿍 얹은 프렌치 토스트는 보기만해도 높은 칼로리에 죄책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한입 베어문 순간 죄책감은 버터와 함께 사르르 녹으며 어느새 프렌치 토스트 덩어리를 입에 우겨넣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시뚸쓰(西多士)



이곳에 방문하는 현지인들은 클럽 샌드위치 역시 많이 주문하는데 샌드위치에는 설탕에 절인 토마토에 햄과 계란을 끼워서 준다. 사실 맛 자체는 한국의 샌드위치와 그리 다를 바 없으니 그리 기대를 안하는게 좋다. 

허나 홍콩에서 홍콩의 화려했던 과거를 추억하며 홍콩스러운 한끼를 즐기고 싶다면 그곳은 단연코 미도카페다.   

 

레몬을 넣은 사이다, 시엔닝치(咸檸七)


美都餐室 Mido Cafe

주소 油麻地廟街63號地下

시간 星期一至日: 09:00-21:00 星期三: 休息, 截單時間; 20:30

-

Write MUNA&DENG  l   Illust MUNA  l   Photo DENG

tasteguide.co.kr